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1일 퇴근시간대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이 25일 민노총 금속노조 집회를 ‘불법 집회’라고 규정하고 강제 해산시키는 등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건설노조 1만여 명은 3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이후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금속노조 3000여 명도 같은 시간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세종대로에 합류할 방침이다.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도 3000여 명이 모였다가 세종대로로 이동한다. 이에 따라 오후 4시 세종대로 일대에는 최대 2만여 명이 모여 경찰의 강제해산 조치 등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31일 오후 5시까지로 예정된 집회가 길어질 경우 퇴근길에 지장을 줄 수 있는만큼 강제해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노총은 25일 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금속노조가 연 행사는 ‘추모제’로 집회시위법상 금지된 야간집회가 아니라 허용되는 관혼상제 또는 문화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어 불법 야간집회에 해당한다”며 해산시켰다. 경찰은 또 집시법에서 법원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자유까지 보장할 순 없다”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민노총 측은 “과거에도 문화제에서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는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경찰의 판단 기준이 바뀌었다”며 31일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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