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AIST, 70세까지 강의-연구 ‘정년 후 교수’ 26명 첫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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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실적 기대되는 61~65세 교수
재직교수와 거의 동일한 대우
연구과제 수주 등 급여 자력 해결

사진 KAIST 제공
KAIST에 70세까지 강의와 연구는 물론이고 연구실(랩) 운영과 논문 지도 등도 할 수 있는 ‘정년 후 교수’가 26명 탄생했다. 일부 대학에서 정년을 맞은 교수들에게 석좌교수나 명예교수 등의 직함을 주고 특강 등을 맡기는 경우는 있지만 재직 교수와 거의 동일한 대우를 해 주는 ‘정년 후 교수’ 제도를 만든 건 KAIST가 처음이다.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KAIST는 지난해 9월과 올 3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생명과학과, 전기및전자공학부·원자력및양자공학과 등에서 26명을 정년 후 교수로 선정했다.

선정 대상은 61∼65세 정교수 중 교육·연구 등의 업적이 탁월하고 정년 후에도 해당 업적이 기대되는 교수들이다. 선정된 이들 가운데 정년퇴직한 7명이 실제로 정년 후 교수로 임명됐다.

학교 측은 이들에게 현직 교수 시절과 마찬가지로 연구실과 실험실습실을 제공하고 석·박사 학생들을 배정했다. 또 보직도 맡을 수 있게 했다. KAIST 관계자는 “축적된 연구가 높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독자 연구실 운영과 논문 지도를 통해 연구를 이어나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정 조건에 ‘연구과제 연간 3억 원 이상 수주’를 명시해 자신의 인건비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했다. KAIST 관계자는 “KAIST 교수의 평균 연간 연구과제 수주액이 8억 원 안팎이어서 3억 원이 버거운 조건은 아니다”라고 했다.

학교 측은 이 제도를 통해 우수 인재가 조기에 연구에서 손을 놓는 것을 막고, 교수진의 평균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65세로 규정된 정년을 사실상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KAIST 관계자는 “퇴직한 교수들이 높은 연봉에 중국 업체 등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국가적 인재 유출을 막는 순기능도 있다”며 “최근 노벨상 수상자가 고령화되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1∼2020년) 노벨상 수상자의 평균 연령은 69세가량으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거액의 연구과제 수주가 쉽지 않은 자연과학이나 인문사회 분야를 위해 별도의 선정 기준을 만들거나 지원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kaist#강의-연구#정년 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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