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집회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쳐 시청과 종로, 을지로 일대 등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우려된다.
경찰과 민주노총이 이날 집회와 관련해 서로에게 날선 발언을 하고 강력 대응을 예고하면서 물리적인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경찰은 6년 만에 최루제의 일종인 캡사이신까지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경찰청에서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심각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해산 조치하겠다”면서 “해산 조치 등 경찰의 법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에는 즉시 현장 검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의사표출을 위해 서로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보장하는 것이 집회와 시위 아닌가”라면서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것 가운데 하나가 집회와 시위”라고 반박했다. 특히 “헌법을 부정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 오전부터 저녁까지 서울 시내 곳곳 집회…종로·시청·을지로 일대 극심 혼잡
서울경찰청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후 이들은 11시쯤 국회를 출발해 국민의힘 당사→공덕역→용산 대통령집무실→서울역→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자전거로 행진할 예정이다.
오후 2시에는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경찰청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총파업대회를 열고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속노조는 “주 69시간제를 비롯 노조법 2·3조 개정, 최저임금, 전방위적 노조 탄압에 맞서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오후 4시부터는 민주노총 조합원 5만5000명(경찰에 신고한 인원 기준)이 세종교차로에서 시청교차로에 이르는 세종대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뒤이어 오후 7∼8시에는 청계천 인근에서 1800명이 모이는 야간 집회도 열 예정이다. 이후 1시간 동안 2개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청까지 건설 현장 폭력행위 수사를 규탄하는 행진을 한다는 계획이다.
하루 종일 도심 내 집회로 인해 이날 교통 상황은 매우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도심권 세종대로, 종로, 을지로 일대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얘상된다”며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 이용 시 교통 정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세한 교통상황은 △서울경찰청 교통정보 안내전화 △종합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 △카카오톡 ‘서울경찰교통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경찰, 민노총 집회 불법 발견되면 ‘엄정 대응’…경찰 ‘캡사이신’까지 준비
경찰은 이날 열리는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에서 불법 사항이 발견되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경찰이 이날 불법으로 보는 사항은 ‘시간·범위·소음’ 크게 3가지다.
우선 ‘신고된 시간’을 넘어가면 불법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제 형식을 빌려 야간까지 집회를 이어 나갈 시 불법행위로 보고 해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신고된 범위’를 넘어가면 강력 대응할 예정이다. 가령 신고 인원보다 집회 인원이 불어나거나, 지난 16~17일 1박2일 건설노조 집회 당시처럼 퇴근길에 차로를 무단 점거할 경우(행진하겠다고 신고한 차선 외 차선을 점거할 경우)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소음 기준’을 넘어가면 확성기 혹은 소음 유발 시설물을 뺏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3월25일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 대투쟁 선포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처음으로 이동식 소음 측정 전광판 차량을 배치한 뒤 집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 적극적으로 측정 중이다.
만일 불법으로 판단되고 해산을 할 경우엔 캡사이신까지 사용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청장은 전날 상황점검 회의에서 이날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 “불법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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