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대원키즈펜시럽’, ‘챔프시럽’ 같은 주요 어린이 해열제 제품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어린이 해열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대체 가능한 의약품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들마저 제조사에 재고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3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맥널티제약의 ‘신비아시럽’, 조아제약 ‘나스펜시럽’, 신일제약 ‘파세몰시럽’ 등 일부 어린이 해열제 제품이 제조사에 재고가 없는 품절 상태다. 3개 제품의 제조는 맥널티제약에서 위탁받아 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최근 제조·판매가 중단된 ‘챔프시럽’ ‘콜대원키즈펜시럽’과 성분·제형이 동일한 대체 의약품이다. 챔프시럽, 콜대원키즈펜시럽은 어린이 해열제 중 1~2위를 가리는 제품이지만 앞서 동아제약의 챔프시럽 일부 제품에서 갈변현상이 발생해 제조·판매가 중단됐다. 이어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도 상분리현상으로 제조·판매가 중지됐다.
맥널티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안해진 공급망으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하던 중 주요 제품의 판매 중단으로 갑자기 다른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재고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챔프, 콜대원을 대체할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시럽·현탁제는 위의 3개 제품 외에도 텔콘알에프제약의 ‘내린다시럽’, 삼아제약 ‘세토펜건조시럽’ ‘세토펜현탁액’, 한국존슨앤드존슨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 총 7종이다.
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텔콘알에프제약과 삼아제약의 경우에도 계속 생산하고 있으나,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다. 한국존슨앤드존슨 측은 현 수급 실정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수요 급증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생산능력(CAPA)은 한정돼 있어, 해당 약 생산을 늘리려면 다른 약 생산을 줄여야 하므로 또 다른 품절이 발생할 수 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 시럽 전 제품의 수급이 잘 안되고 있다”며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성분 시럽제도 대체 가능하긴 하지만, 기능이 다르다. 나 같은 경우는 열이 날 때 먼저 해열 작용이 강한 아세트아미노펜을 추천하고, 소염작용이 있는 이부프로펜을 그 다음에 추천한다. 수급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품절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약사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약국가 관계자는 “감기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의약품 수급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저가 약값을 원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약품 원료값은 급등했는데 처방의약품의 경우 정부에서 정한 보험약값이 그대로이니, 제약사 입장에선 저가약 공급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낸다”며 “제약사가 약을 만들면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가 합리적인 선을 정하고 저가의약품의 가격을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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