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구속심사…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H업체 재무·주식거래·투자 유치 총괄역
폭락사태 규명 속도…차명재산 계속 추적
"투자자 모집책들도 혐의 유무 밝혀내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 라덕연(42)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일당 3명이 1일 구속 기로에 놓였다.
주가조작 혐의를 상당부분 규명해낸 검찰은 향후 폭락 국면에서 피해를 키웠다는 의심을 받는 고액 투자자 모집책과 증권사로 수사의 초점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H업체 사내이사 장모(35)씨와 박모(37)씨, 이 업체 감사이자 인터넷매체 대표인 조모(41)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이들은 라 대표와 같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됐다.
장씨는 H업체의 재무 및 범죄수익 관리를, 박씨는 매매팀장으로 시세조종을, 조씨는 영업팀 소속으로 투자유치 및 고객 관리를 총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지난 26일 라 대표와 변모(40)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를 구속 기소하고 추가로 장씨 등 3명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라 대표 등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시간과 가격을 정해두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로 8개 종목 시세를 조종해 약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1월부터 금융투자업 등록 없이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일임 받아 주식투자를 해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의 범죄수익을 챙겼고, 이를 법인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 및 은닉하려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앞서 구속기소된 라 대표와 측근 2명은 오는 1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검찰은 폭락사태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량매도 경위에 대해서도 금융당국과 함께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증권사 임원이 관련 종목을 대량 매도한 것을 파악해, 검찰에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수사 참고자료를 넘긴 바 있다. 라 대표는 구속 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했고, SG증권에서 CFD 반대매매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밖에 다른 투자자를 모은 고액 투자자들로도 점차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정매매 사실을 알고도 라 대표 일당에게 돈을 맡겼을 경우 위법 소지가 있는 데다가, 이를 알고도 다른 투자자들을 모았다면 폭락 국면에서 피해를 더 키웠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라 대표 일당의 가족, 지인 등 명의로 돌린 것으로 보이는 국내외 차명재산 추적도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7일 기준 범죄수익 중 라 대표와 측근들 명의 부동산과 고급 외제차 리스(임대) 보증금, 고가의 그림 등 약 152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주가조작 혐의의 큰 줄기는 파악돼 이후 연루된 개별 인물들의 역할과 혐의 유무를 정리하는 중”이라며 “지방에서 다른 투자자를 모집한 사람들도 조사를 통해 혐의 유무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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