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더워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 뿐 아니라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초여름 날씨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 설사, 구토 같은 급성 위장관 증세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세균으로 인해 발생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이내 발생한다. 그 이후에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면 다른 원인으로 인한 장관(腸管) 감염으로 볼 수 있다.
박광범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직 여름철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5~6월부터는 진료실에서 식중독 환자를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개 남은 국이나 찌개를 다시 끓여서 보관하지만 음식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면 끓인 후에 바로 식혀 냉장 보관해야 한다“면서 ”일교차가 클 땐 아침에는 선선하지만 낮 기온이 오르면서 병원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했다.
비브리오 장염 식중독은 균이 있는 어패류를 먹은 뒤 10~18시간 이내 급성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상복부가 아프고 심한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5~11월에 발생하고 특히 7~9월에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2~3일 지나면 회복되지만 설사가 심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장염 식중독과 마찬가지로 날 어패류를 먹은 후 발생한다.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 16~20시간 후에 갑자기 오한, 발열, 의식 혼탁 등 전신 증상으로 시작된다. 발병 36시간 이내 팔, 다리에 출혈, 수포형성, 궤양 등의 피부 병소가 생기며 일단 발병하면 치사율이 매우 높다. 특히 평소에 간 질환이 있거나 심한 알코올 중독이 있는 사람이 걸리기 쉽다.
포도상구균이 음식 취급자의 손이나 코 점막 등에 붙어 있다가 재채기나 오염된 손을 통해 음식에 옮겨진 후 음식물이 실온에서 방치돼 균이 증식하면 장 독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그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포도상구균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식중독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 샐러드, 육류 등이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미 음식물 섭취 이전에 독소가 형성돼 있어 잠복기가 2~4시간으로 짧다. 음식을 먹은 후 2시간이면 복통, 구토, 설사 등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장 독소는 열에 강해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 식품 취급자가 항상 손을 깨끗이 하는 등의 개인위생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살모넬라 식중독은 균에 오염된 육류나 계란 등을 먹은 지 8~48시간 후에 발병한다. 주로 여름과 가을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5세 이하 소아와 60세 이상 노인층에서 발생률이 높다. 배꼽 주변이 아프고 설사가 나고 38도 전후 미열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2일~1주 동안 지속하다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계란 등을 조리할 때 충분히 고온에서 익힐 필요가 있고 계란이나 닭 등을 만진 후에 손과 도마, 조리기구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장독소성 대장균 식중독은 부패한 음식이나 물을 먹고 12~24시간 뒤에 설사나 복통이 생기거나 12~74시간 뒤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대장균은 장내 상피세포에 붙어 설사를 유발하는 장 독소를 만들어 식중독을 일으킨다.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가를 여행할 때 특히 잘 걸린다. 물을 2분 이상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예방할 수 있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균에 오염된 육류와 닭고기, 우유, 샐러드 등을 먹거나 가금류, 소, 돼지, 개 등 동물과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1~7일 정도이고, 장관 증상이 나타나기 12~24시간 전 발열, 두통, 근육통이 나타난다. 대변은 무른 변에서 물 같은 설사 또는 혈액이나 염증 세포가 섞인 변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복통이 가장 빈번한 증상이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시행돼야 할 치료는 수액과 전해질 보충이다. 액체를 마실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매우 심하거나 의식이 저하된 경우 병원에 방문해 정맥주사로 수액을 주입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저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 병약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설사.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식중독 환자의 경우 과거 절대적인 금식을 원칙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수분 섭취와 함께 영양분을 공급해 장 세포가 빨리 회복되도록 한다”면서 “설사 초기에는 쌀과 같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조금씩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만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변이 점차 굳어지면서 점차 단백질, 지방 순으로 보충해 정상적인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
▲음식 보관법
1. 냉장고 온도는 0℃~7℃ 냉동고 온도는 -18℃~-23℃로 유지한다.
2. 뜨거운 음식을 잘 식히지 않았거나, 찬 음식을 5℃ 이상에서 보존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3. 익히지 않은 음식은 뚜껑을 덮어 냉장고의 하단에 저장한다.
4. 조리된 음식이나 조리가 필요하지 않은 음식은 냉장고의 상단에 저장한다.
5. 남은 음식 중 이용 가능한 음식은 재가열 후 식힌 상태에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2일 이상 두지 않는다.
6. 뜨거운 음식을 식힐 목적으로 냉장, 냉동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7. 냉기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용량의 50~60% 저장을 원칙으로 한다.
8. 뜨거운 음식은 식혀서 보관한다.
9. 원재료용 골판지 상자의 식품을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다.
10. 개봉한 마요네즈, 케첩은 냉장 보관한다.
11. 냄새가 나는 식품은 냄새를 흡수하는 식품(우유·달걀 등)과 멀리 떨어뜨려 저장한다.
12. 냉장고 문은 자주 열지 않는다.
▲음식 조리 시 주의사항
1. 해동한 식품은 실온 보관하거나 장기간 냉장하지 않는다.
2. 냉동식품은 7℃ 이하의 냉장온도에서 자연 해동시킨다. 21℃ 이하의 흐르는 깨끗한 물에 밀봉한 상태로 2시간 정도 녹일 수도 있다. 이때 물 흐름이 너무 세면 식품이 손상돼 주의해야 한다. 전자레인지에서 녹인 후 바로 조리한다.
3. 도마와 칼은 용도별로 분리 사용하고 한 식품을 준비한 후 다른 식품을 준비할 때 칼, 용기 등을 반드시 세척 후 소독해 사용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