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일가족 4명이 숨진 ‘부산 싼타페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이 차량 제조사 등을 상대로 낸 1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항소심에서도 기각됐다.
부산고법 민사5부(부장판사 김주호)는 유족 측이 차량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와 부품 업체인 보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1심과 같이 기각한다고 1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가 손해배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원고가 제출한 사설 감정 결과는 감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공정성과 객관성 문제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어 “사고 당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못했거나 착오로 가속페달을 밟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6년 8월 부산 남구 감만동의 한 주유소 앞에서 일가족 5명이 탄 싼타페가 갓길에 주차된 트레일러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를 제외한 처와 딸, 손자 2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가족들을 태우고 바다로 향하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올리는 장면과 “차가 와이라노” “애기, 애기” 등 운전자와 동승자들의 다급한 음성이 담겨 급발진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엔진 결함에 따른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모의실험 결과 당시 차량 연료펌프에서 연료가 누출돼 엔진오일이 연소실로 들어왔고, 연료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 급발진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손해배상책임 성립에 필요한 요건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상당 부분 상실됐다”며 “이 사고가 차량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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