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억 투입해 32개 섬 운임 지원
영세 선사에는 선박 임대 제도 실시
교통복지 사각지대 없애기 위해
뱃길 사라진 섬엔 새롭게 항로 개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섬이 있는 경남도가 내년부터 여객선·도선 요금 1000원 시대를 연다. 섬 주민들은 거리와 상관없이 ‘1000원’만 내면 먼바다 섬에서 육지까지 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컨대 소매물도에서 거제도 남부면 저구항까지 45분간 가는 여객선 요금은 왕복 2만6500원(평일 기준)이다. 경남 통영 주민들은 그동안 국가가 지원하는 섬주민 할인을 받아 왕복 1만 원을 내 왔다. 하지만 경남도가 ‘1000원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내년부턴 2000원만 내면 뭍으로 왕복할 수 있게 됐다.
● 섬 주민에겐 뱃삯 무조건 ‘1000원’
경남도는 ‘섬 주민 해상교통 운임 1000원제’를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운임 1000원 지원 대상은 창원, 통영, 거제 등 32개 섬 지역 28개 항로(여객선 11개 항로, 도선 17개 항로)로, 연간 5억 원이 투입된다. 혜택을 보는 섬 주민은 6087명이다. 그동안 섬 주민은 국비 지원을 받지만 여객선 기준으로 최대 5000원까지 부담해야 하고, 도선은 운임 지원이 없었다. 경남도는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섬 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 조례 제정, 예산 편성, 여객선 발권 시스템 구축 등을 거쳐 이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 제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남도는 여객선이 선령 초과로 뱃길이 끊기는 상황을 막는다. 연안 여객선 선령 제한은 25년이다. 일부 영세한 선사들은 노후 선박을 교체할 여력이 없다. 도는 대체 선박을 직접 건조해 선사들에 임대해 주는 제도를 시행한다. 도는 우선 사업비 15억 원을 투입해 선령 초과가 임박한 일신호·112일신호(삼천포∼수우도∼사량도)의 대체 선박을 2025년까지 건조할 계획이다.
● 뱃길 끊긴 섬 주민 17년 고통 ‘이젠 끝’
섬 교통복지 사각지대도 없앤다. 올해 하반기에 17년째 뱃길이 끊긴 통영 오곡도에 9000만 원을 들여 정기 항로를 개설한다. 오곡도는 육지에서 낚싯배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섬이지만 2006년 이후 승객이 적다는 이유로 여객선 운항이 끊겼다.
60대 이상의 노인만 남은 섬 주민들은 법을 어기면서까지 비싼 뱃삯을 내고 낚싯배를 이용했다. “아파도 병원에도 못 간다”면서 고통을 호소해 왔다. 도는 여객선이 다니지 않는 고성 자란도에도 소형 여객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통영 읍도, 연도, 저도 등 뱃길이 사라진 12개 섬도 시군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도는 6개 시군(창원, 통영, 사천, 거제, 남해, 하동), 영세 도선 16척의 연간 운항손실액을 지원하는 ‘영세 도선 손실보전금 지원 사업’과 관련해 내년부터 도비 지원 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해 시군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여객선 준공영제 3개 항로(통영∼당금, 통영∼욕지, 통용∼용초)에서 발생하는 선사의 운항결손액 지원 비율도 현행 최대 70%에서 전액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보조항로 결손보조금 사업지침’ 개정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섬 주민 해상교통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교통복지 개선 대책으로 섬 주민 여객선 운임 부담을 줄이고,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 운항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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