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지난달 25일 3차 발사에 성공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오후 6시 24분 발사된 누리호는 8기의 위성을 싣고 우주로 솟구쳐 18분 58초 동안 비행했다.
궤도 안착에 실패했던 1호, 성능 검증 위성 등만 실었던 2호와 달리 실용 인공위성을 탑재한 첫 번째 실전 발사다. 제어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발사가 하루 늦어지면서 제기된 우려를 털어내고, 이들 위성을 고도 550km의 예정 궤도에 올리고 지상과의 첫 교신까지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자력으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린 세계 10번째 나라가 됐다.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 우주산업은 ㉠궤도에 올랐다.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산업의 주체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끌었지만 향후 누리호 상용화를 추진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시험평가, 발사의 전 과정에 참여했다. 8기의 위성도 KAIST 인공위성연구소,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 등 한국인의 손으로 제작됐다. 전체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내 기업 수는 300여 곳에 이른다.
누리호의 실전 역량과 신뢰성이 입증됨에 따라 우주 개발 속도와 상업발사 일정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연내에 ‘한국형 나사(NASA)’로 불리는 한국항공우주청(KASA)을 세워 한국형발사체의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과는 우주산업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우주동맹’에 시동을 걸기로 약속했다. 필요할 때 군사용 정찰위성 등을 자력으로 쏠 수 있게 돼 안보역량 제고도 기대된다.
2021년 이미 400조 원을 넘어선 글로벌 우주경제 규모는 2030년에 8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우주산업은 부가가치율이 50%에 육박해 다른 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이 높다. 미중이 앞서 나가는 우주 개발 경쟁에 일본, 유럽연합(EU)이 뛰어든 이유다. 달 탐사, 화성도시 건설을 목표로 더 크고 강력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의 우주 개발 역사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선두 국가들과 기술 격차가 크고,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기업의 장기적이고 전폭적인 투자,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시도가 멈춤 없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동아일보 5월 26일 자 사설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의 ‘궤도’가 윗글의 ㉠궤도와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을 고르세요. ① 기차가 궤도를 이탈하는 탈선 사고가 일어났어. ② 아르테미스 1호가 달 궤도를 돌았어. ③ 사업이 이제야 정상 궤도에 올랐어.
2. 우주 개발 경쟁에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뛰어든 배경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미국과 우주산업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② 항공우주산업은 부가가치율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③ 군사용 정찰 위성을 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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