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통합’ 공동신청 대학도 27곳
교육부, 이달 15곳 압축→10곳 선정
치열한 경쟁에 탈락 대학 반발 클듯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는 지방대에 5년간 1000억 원씩을 지원하는 교육부의 ‘글로컬(Global+Local) 대학’ 사업에 대학 108곳이 신청서를 냈다. 특히 4년제 사립대는 신청률 97%를 기록해 과열 양상을 보였다. 대학 간 통합을 염두에 두고 공동 신청서를 낸 학교도 27곳 있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이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마감일인 지난달 31일까지 글로컬 대학 신청 자격이 있는 지방대 166곳 중 108곳(65.1%)이 신청서를 냈다. 단독 신청한 대학이 81곳, 공동 신청서를 낸 곳이 27곳(13건)이었다. 접수된 신청서는 94건. 교육부는 이 중 올해 10개 내외를 우선 1차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총 30곳이 지정된다.
글로컬 대학은 비수도권 대학 중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과 국립대만 지원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4년제 사립대 66곳 중에선 가톨릭꽃동네대와 목포가톨릭대를 제외한 64곳(97%)이 신청했다. 국립대는 31곳 중 25곳(80.6%)이 신청했다. 전문대에서는 신청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립 전문대도 63곳 중 18곳(28.6%)이 지원했다. 대학이 있는 지역별로는 부산이 16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15곳, 경북 14곳, 대전·전북 9곳 순이다.
공동 신청서를 낸 부산대-부산교대, 충남대-한밭대, 강원대-강릉원주대 등은 대학 통합 계획을 밝혔다. 영남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상황이라 통합을 고민하지 않은 대학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 대학들은 학사 과정 혁신, 지역 특화 전략 등 차별화된 혁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두 달여간 역량을 총동원했다. 부산 동명대는 1년을 3학기로 나누는 ‘3학기제’ 운영 계획을 담았고, 포스텍은 포항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벤처 창업 토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달 중 15개 내외 대학을 추린 뒤 실행 계획서를 추가 심사해 10월 중 최종 선정 대학(10곳)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대학들이 제출한 혁신 계획안을 공개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 대학이 특정 지역에 쏠리거나, 반대로 지역 간 안배가 노골적으로 도드라질 경우 탈락한 학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청권 한 사립대 총장은 “선정될 대학 중 절반은 이미 정해졌다는 말도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며 “탈락한 곳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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