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협심증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기존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연구팀(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고려대 심장혈관연구소 최병걸 교수)은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노영균 교수,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심장내과 박지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머신러닝(컴퓨터에 특정한 명령 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모델을 찾을 수 있는 인공지능 중 하나)을 기반으로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계층(점수)화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모델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고려대 구로병원에 내원한 흉통환자 1만 여 명의 관상동맥조영술 검사 결과와 기초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민감도(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을 잘 찾아내는 정도) 98.0%, 정확도(실제로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 있다고 정확히 진단할 확률) 92.8%로 진단 가능하다. 기존에 개발돼 활용되고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도 계산모델의 진단 정확도는 70~80% 정도였다.
흉통 발생 시 수집 가능한 정보에 따라 질병의 위험도를 평가해 결과를 환자 맞춤별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의 특징이다.
연구팀은 의료정보의 전문성에 따라 ‘개인 평가모델,’ ‘의료기관 활용모델’, ‘전문의 활용모델’ 3가지를 개발했다. ‘개인평가모델’은 성별, 나이, 유병질환의 유무(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흡연 여부 같은 간단한 질병정보만으로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어 신속한 진료과 선택 및 유병질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관 활용모델’은 개인평가모델에 혈액 검사와 심전도 검사 정보를 추가한 모델로, 1차 의료기관과 응급의료 분야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평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의 활용모델’은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등 대표적인 관상동맥질환의 징후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의의 임상진단 정보까지 추가된 모델로 관상동맥CT·심혈관 조영술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입원 환자 중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심근경색 등 중대한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 교수는 “미국과 유럽심장학회에서는 관상동맥CT나 심혈관조영술 같은 정밀검사 시행 전 질병확율 계산 프로그램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모델은 한국인의 질병 특성을 학습한 것은 물론 높은 정확도로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수치화할 수 있어 고비용, 고위험 정밀검사 전 임상진료 보조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질병의 발생위험 뿐 아니라 질병의 중증도까지 분석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라면서 “환자의 생활습관 변화나 치료방법에 따른 질병위험의 변화를 평가해 적정한 의료 서비스와 최적의 치료법 선택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카디올로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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