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앱을 통해 교복을 입고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또래 살해 사건, 경호업체 직원 출신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돌려차기로 폭행 후 의식을 잃게 한 살인미수 사건 등을 뉴스를 통해 접하면서 서울의 한 시민이 한 말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은둔형 외톨이, 사이코패스와 같은 개별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이런 범죄를 방지하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성 결여·성범죄 공감능력 떨어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또래 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유정(24)에 대해 반사회적 사고에 심취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유정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반성의 모습을 보인다고 말은 했지만 사건을 보면 피해자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을 정도로 감정이 일반인과는 매우 다른 것 같다”며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사회에 적응을 잘 못했을 수도 있고 이런 이유로 정서가 메말라 있었던 점이 상당히 범행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정유정에 대한 정보가 현재까지는 한정적이라서 딱 잘라서 범행 동기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씨가 범죄소설을 빌려서 부지런히 읽었다는 점과 부모님 없이 할아버지와 둘이 살아 왔다는 점 등에서 사회성이 부족했던 은둔형 외톨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 돌려차기 피의자인 30대 남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폭행이나 성인지 감수성 등이 결여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 남성은 돌려차기 사건 이전에도 수많은 전과가 있는 것을 보면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크고, 심하게 말해 인간 사냥꾼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 전에도 성 관련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성폭력 등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성범죄에 대한 죄의식 자체가 결여·왜곡돼 있다고 본다”며 “이전 범죄 전력을 봐도 여성 등 자기보다 약한 상대로 범죄를 즐기는 경향이 보이고, 그가 감옥에서 쓴 편지를 보면 나중에 출소해서 다음번 피해자를 노리는 등 사이코패스의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은둔형 외톨이 정책 만들고 교정교화 시스템 수정돼야
이 같은 엽기적인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피의자들에게 큰 형벌을 내리는 것만큼 사회 안전망을 손봐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수정 교수는 “또래 살인의 경우 은둔형 외톨이형 범죄로 볼 수 있는 만큼 우리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사업이 많이 있는 만큼 우리도 법이나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웅혁 교수도 “정유정이 방송이나 책 등에서 흥미화·예능화 돼 있는 범죄물들을 많이 봤다고 진술한 만큼 은둔형 외톨이나 사회성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콘텐츠가 자극을 줄 수 있다”며 “사회의 유대감 결여, 쪼개진 가정의 문제 등을 총괄적으로 봐야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돌려차기 살인미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교정·교화 시스템의 정비를 지적했다. 피의자 남성이 이 범행 전에 이미 18건의 범행으로 전과 18범이었던 만큼 교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성범죄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대해 교도소에서 피의자는 교화가 안됐던 것 같다”며 “범죄자를 잡아두고 몇 년 가둬두면 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근본적으로 범죄자를 교화할 수 있는 교정행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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