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한국인의 정신건강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고립, 경제적 손실, 돌봄 부담 등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우리 마음에 남기고 간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우울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우울 위험군’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6배로 늘어났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우울 위험군’은 조사 대상자인 2063명 중 391명(18.95%)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24%)의 5.9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위험군이란, 중간 수준의 우울감을 자주 느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태인 사람들을 뜻한다.
운동 등의 신체활동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단순한 ‘기분 때문’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서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천연 진통제’로 일컬어지는 엔도르핀, 행복감과 즐거운 감정을 증가시키는 도파민 등의 분비가 촉진된다. 또 운동을 하면 ‘내가 해냈다’는 자아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역시 우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 장봉우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 팀의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주 3회 50분씩 유산소 운동을 최대 24주 동안 하면,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우울감은 31.9% 감소하고 자아효능감이 26.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좋을까.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주 3회, 30분 이상 하면 우울증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 꼭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요가처럼 정적인 운동도 자신의 호흡과 신체 감각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생각과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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