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북 완주군에서 지진이 발생했지만, 재난문자가 제때 발송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적으로 재난문자를 의무 발송해야할 수준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흔들림을 느낀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북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42분께 전북 완주군 남쪽 15㎞ 지역에서 규모 2.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7도, 동경 127.18도이며 깊이는 5㎞였다.
지진으로 인한 영향을 수치로 나타낸 ‘진도’는 3(Ⅲ)등급이었다. ‘진도 3’은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 이날 지진이 발생한 직후 전북지역 주민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진인가요?”, “쿵 소리가 났는데”, “지진 느끼셨나요?” 등 지진 유감과 관련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들은 “쿵하는 느낌과 함께 건물이 출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경험담을 나눴다.
전북소방본부 등에도 수십건의 유감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주와 완주 등 지진의 영향이 발생한 지역에서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으면서 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가 오발송한 경계경보 위급재난 문자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점심을 먹던 중 지진을 느꼈다는 전주시민 A씨(31)는 “여유롭게 밥을 먹다 쿵 소리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서울에서는 확실하지 않아도 긴급하게 재난문자를 보내주던데 우리는 지진이 나도 재난문자가 오지 않았다”며 “아무리 지방이라도 너무한 것 아니냐.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도 아니고 내륙 발생인데 이정도는 안내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에 사는 B씨(30)는 “출산이 며칠남지 않은 임산부인데 집에서 쉬고 있다가 너무 깜짝 놀랐다”며 “무슨 일인지 궁금해 검색도 해보고 재난문자도 기다려봤는데 안내가 없어서 나중에서야 지진인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전북도는 지진과 관련해서는 규모 3.5 이상일 때 재난문자를 발송해야 하는 의무가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규모 2.1이었던만큼 해당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까지 특별한 피해 상황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 지진 업무 담당 관계자는 “매뉴얼 상 3.5이상 규모일 때 재난문자를 발송하게 돼 있다”며 “지진 발생 10여분 후에 전주시와 완주군에 재난문자를 발송하라는 통보를 했다”고 해명했다.
완주군의 경우 지진 발생 40여분만인 오후 1시24분께 ‘금일 12:46 완주군 남쪽 15㎞ 지역 규모 2.1 지진발생, 현재까지 피해 없음, 추가 지진 시 지진행동요령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해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날 발생한 완주 지진은 올해 남한 지역에 발생한 지진 중 규모 29위에 해당한다”며 “고층 건물에 있는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정지해 있는 상태의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고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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