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도 없이 타낸 서울시 보조금… 공기청정기 대여-강사비에도 쓰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6일 18시 16분


서울시, 비영리단체 보조금 실태 조사
146건, 8억 7400만 원 부정 사용 적발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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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비영리민간단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공기청정기를 빌리거나 강사비 등을 지급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보조금을 받은 곳 중에는 단체 등록을 하고도 사무실이 없는 곳도 있었다.

6일 서울시가 국민의힘 이상욱 서울시의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1~3월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6582건 가운데 146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엉뚱한 곳에 들어간 돈은 8억7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사회복지사업 보조 등 명목으로 비영리민간단체에 지원한 민간보조사업이다. 서울시는 보조금으로 진행된 민간보조사업에서 정해진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되지는 않았는지, 허위사실을 기재해 부정하게 지원받지 않았는지, 회계 지침과 절차를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해 점검했다.

조사결과 부정 사용으로 적발된 146건 중 약 61%인 89건이 내부직원 대상 인건비, 회의비, 강사비 등 목적 외 용도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단체는 약 340만 원의 보조금을 기관 운영비로 사용했다. 전기, 가스, 수도요금, 보험료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를 빌리고, 컴퓨터 기자재를 사는 등 사업과 무관한 용도에 보조금을 사용한 단체도 적지 않았다. 또 다른 단체는 단체 대표에게 단순인건비 195만 원과 319만 원의 강사비를 지급하는 등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 공익활동 지원 사업에 참여한 비영리민간단체 383곳의 실태도 조사했는데, 사무실이 아예 없거나 주거 공간을 사무실이라 하는 등 사무 공간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단체도 17곳 확인됐다.

서울시는 부정하게 사용된 보조금은 관련 법령에 따라 환수하고 사업자 선정 검증과 성과 평가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회나 감사원 등 외부기관 감사나 시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된 곳은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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