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린네 메달’ 수상한 윤대원 일송학원 이사장
한림대-웁살라대 공동 연구
각국 의학 수준 향상에 기여
1477년 설립된 스웨덴의 웁살라대는 노벨상 수상자 16명을 배출한 명문대다. 병상 1000여 개 규모의 부속병원을 운영 중이며, 기초연구와 환자 치료를 연계하는 ‘중개(仲介)의학’ 분야에서 특히 명성이 높다. 이 대학의 안데르스 학펠트 총장을 포함한 의대학장, 의약학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 8명이 최근 강원 춘천시 한림대를 찾았다. 웁살라대가 주관하는 ‘린네 메달’ 금메달을 직접 수여하기 위해서다.
수상자는 윤대원 학교법인 일송학원 이사장(78·사진). 일송학원이 운영하는 한림대의료원장을 지낸 윤 이사장은 아시아 최초의 ‘린네 메달’ 수상자다. 지난달 30일 한림대에서 열린 수여식에는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대사,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국내외 인사 600여 명이 참석했다.
린네 메달은 ‘지구상 동식물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폰 린네 탄생 300주년을 기념해 웁살라대가 2007년부터 수여해 온 상이다. 린네는 동식물 등 생물체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 인류 의과학 발전에 기여한 생물학자다. 린네 메달은 매년 과학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거둔 인물에게 수여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미셸 마요르,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수상했다.
윤 이사장은 2020년 린네 메달 수상자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뤄진 수여식을 올해 개최했다. 윤 이사장이 기존 수상자와 다른 점은 개인의 과학적 업적이 아닌 국제 교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웁살라대는 “윤 이사장은 두 학교의 의학연구 협력을 촉진하고, 교류 프로그램을 조직했으며,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활성화해 웁살라대와 스웨덴에 큰 기여를 했다”고 수여 이유를 밝혔다.
윤 이사장과 웁살라대의 인연은 2007년 시작됐다. 한림대, 한림대의료원과 웁살라대는 △ 당뇨병 치료의 미래 △영상의학 △줄기세포 △암 면역치료 △전신 염증성 질환 등의 주제로 총 11회의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12회 심포지엄은 올해 9월 스웨덴에서 ‘의학 속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열린다.
이 같은 학술 교류를 통해 두 대학은 각자의 장점을 배우고 의학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가령 웁살라대가 ‘항생제 내성’ 관련 기초연구 자료를 제공하면, 한림대의료원이 임상을 위한 다양한 항생제 내성 균주(菌株)를 제공해 협업하는 식이다. 2011년 웁살라대에 설립한 ‘한림-웁살라 해외거점연구센터’에선 양국의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과 의료진 교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웁살라대 의대는 13명, 한림대 의대는 4명을 상대 학교로 보냈다. 한림대의료원의 신경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교수진이 웁살라대에서 난치질환 및 암과 관련한 세포치료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메달 수여식에서 학펠트 총장은 “윤 이사장은 스웨덴과 웁살라대가 한국의 다양한 교육 및 연구기관과 교류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다”며 “윤 이사장이 이끈 국제 교류는 두 대학뿐 아니라 한국과 스웨덴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윤 이사장은 “메달 수상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전 인류 및 우주의 공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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