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문래동 철공소 1279곳을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인근으로 한 번에 이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구는 지난달 31일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 이전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는 1980년대부터 신도림역과 영등포역 사이 경인로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수도권 정비계획에 따라 세운상가 같은 도심 제조업체가 이전하면서 뿌리산업 중심지로 거듭난 것이다. 1990년대까지는 2500여 개가 넘는 업체가 모여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개발 압력과 임대료 상승에 산업구조 변화까지 겹치며 1279곳만 남았다.
연결 공정이 중요한 기계금속 산업 특성 상 통이전을 결정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주조와 금형부터 열처리, 도색까지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일부 공정만 지방에 이전하는 방식은 인근 사업체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업종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의 사전 여론 조사 결과 700곳 이상의 업체가 이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집적지 이전을 본격 추진하기 전 정확한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용역을 발주했다. 10월까지 진행되는 용역에서는 실태조사와 이전 전후 비교 분석, 이전 규모와 비용 추계 분석 등이 이뤄진다. 용역이 완료되면 구는 자료를 토대로 국회와 관계 부처, 서울시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문래동 철공소 이전은 뿌리산업 보호와 도심 환경 개선은 물론 이전 지역 일자리 창출을 이뤄낼 수 있다”고 “이전 후 문래동 부지에는 4차 산업 관련 시설을 유치해 신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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