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는 동해에서 해 지는 서해까지… “녹음 만끽하며 걸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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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답을 찾다-시즌4]〈1〉 동서트레일 조성
충남 태안∼경북 울진 숲 탐방로
849km, 55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산티아고 순례길보다 훨씬 길어
구간 처음과 끝에 산촌 야영장 배치, 이용자에게 쉴 수 있는 장소 제공
지역엔 소득 증진-일자리 창출 도움

1일 남성현 산림청장(오른쪽)과 경북도, 우리금융그룹 관계자 등이 시범 개통된 경북 울진군 동서트레일 55구간을 걷고 있다. 산림청 제공
1일 남성현 산림청장(오른쪽)과 경북도, 우리금융그룹 관계자 등이 시범 개통된 경북 울진군 동서트레일 55구간을 걷고 있다. 산림청 제공


● 동해∼서해 숲길 849km 연결
국토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군에서 경북 울진군까지 총 849km에 걸쳐 이어지게 된다. 산티아고 순례길(800km)보다 49km 더 길다. 55개 구간으로 조성할 예정인데, 한 구간의 평균 거리는 15km 안팎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컨디션에 따라 하루에 한두 구간을 걸을 수 있다.

동서트레일 구간 중에는 국유림이 123km(약 15%), 공·사유림이 726km(약 85%)를 차지한다. 국유림은 산림청에서, 공·사유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중시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울진 망양정∼하원리 중섬교 구간 20km 조성을 위해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8억 원을 기부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일부 구간은 먼저 문을 열었다. 1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한티재에선 동서트레일 마지막 지점이 될 55구간 시범 개통식이 열렸다. 한티재에서 출발해 찬물내기∼광산터∼소나무쉼터∼야미사∼불영계곡∼하원리 전치마을 야영장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한티재는 조선시대 울진에서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의 첫 번째 고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뛰어넘는 국산 순례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산림 강대국으로 가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먹고 자며 걷는 순례길 조성
산림청은 참살이 문화 확산으로 등산과 트레킹, 백패킹(배낭도보여행)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동서트레일 조성을 결정했다.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에 따르면 두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는 비율은 2018년 71%에서 2022년 78%로 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블로그와 카페의 관련 게시글 510만 건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등산·트레킹 관련 연관어 중에는 ‘산행’ ‘정상’ ‘오르다’ 등 정상 지향적 단어보다 ‘산책’ ‘카페’ ‘둘레길’ 등 휴식 관련 단어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는 “숲이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에서 국민 대다수의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서트레일의 목표는 단순히 ‘걷는 길 조성’이 아니다. 산림청은 동서트레일 조성 후 주변 산림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산촌의 소득 창출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의 ‘알베르게(숙소)’처럼 트레일 이용자가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장소를 곳곳에 배치하기로 했다. 거점 마을 90곳과 야영장 43곳도 조성 중이다. 강혜영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구간마다 처음과 끝에 산촌 마을을 배치했다”며 “마을에서 숙박하고 임산물과 농산물을 소비하면 지역 소득 증진 및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걷기 좋은 명품 숲길도 선정
산림청은 동서트레일 사업과 별개로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해 ‘걷기 좋은 명품 숲길’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여러 기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강원 인제군 자작나무 숲길, 제주 제주시 숫모르 편백숲길, 부산 백양산 나들숲길, 충남 백제부흥군길 등 30곳을 명품 숲길로 선정했다.

인제 자작나무 숲길은 한 해 약 3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는 ‘꼭 가봐야 할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 2015년부터 5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숲길은 치유코스, 탐험코스, 힐링코스, 달맞이숲코스 등 여러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곳곳에 특색 있는 포토존도 설치돼 있다.

산림청은 하반기(7∼12월)에도 전국의 우수한 숲길을 노선별로 신청받아 그중 20곳을 명품 숲길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국민과 산림 종사자들의 노고로 국민 1인당 연간 499만 원의 공익적 혜택을 창출하는 울창한 산림을 보유하게 됐다”며 “잘 가꿔진 산림을 활용해 물질적 측면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산물, 이번 주엔 뭘 먹을까?
도라지 명란 파스타
식감 뛰어난 도라지-명란의 군침도는 컬래버레이션

도라지 명란 파스타
도라지 명란 파스타
과거 명란은 젓갈 반찬으로만 취급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요리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유의 맛과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인기다.

○ 재료: 도라지 100g, 표고버섯 2개, 산부추 약간, 마늘 2개, 저염명란 50g, 스파게티 100g, 스파게티 삶은 물 200mL, 올리브 오일 3큰술, 후춧가루와 소금 약간, 파르마산치즈가루 1큰술

○ 조리순서
① 스파게티 면을 7∼8분 삶아 건져 놓고 면수는 한 컵 정도 남긴다.
② 도라지는 껍질을 벗겨 길게 잘라 소금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한다. 표고버섯은 얇게 채 썰며, 산부추는 3∼4cm 길이로 자르고, 마늘은 굵게 다진다.
③ 명란은 속만 긁어내 면수에 넣어 섞는다.
④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마늘, 도라지, 표고버섯, 스파게티, 산부추 순서로 볶다가 명란 면수를 넣은 뒤 치즈 가루와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춰 완성한다.

자료: 한국음식문화진흥연구원



#동서트레일 조성#숲 탐방로#산촌 야영장 배치#소득 증진-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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