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수감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지 하루 만에 구청에 출근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사퇴를 촉구하며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8일 오전 8시경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 및 시민대책회의(대책회의) 관계자 20여 명은 서울 용산구청 앞에 모여 출근하는 박 구청장을 기다렸다. 박 구청장이 이미 출근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은 ‘박희영 구청장 사퇴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청 내부로 진입해 9층 구청장실로 향했다.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밖으로 나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30여 분 동안 대치를 이어간 후 구청장실 문에 사퇴 촉구문 등을 붙이고 용산구청 정문으로 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직후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전날(7일) 구치소를 나서는 길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줄행랑쳤다”며 “박 구청장이 (보석을 청구하며 밝힌 대로) 공황장애라면 유가족은 이미 살아 숨 쉬는 시체”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지난해 말 구속된 박 구청장의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앞두고 보증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유가족들은 “앞으로도 매일 출근 시간에 구청을 찾아 박 구청장 출근 저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