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수감 중)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회 출장을 빈번히 다녀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강 전 회장이 사실상 선거 운동을 주도했다”는 검찰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1년 1~4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출장 내역’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3월과 4월에 대전에 위치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서울 국회로 총 10회 출장을 다녀왔다. 해당 시기 강 전 회장의 서울 출장은 총 13회로 국회 출장이 대부분이었다. 1월과 2월 서울 출장 9회 중 단 1회 국회로 출장을 다녀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 전 회장이 그해 5월 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캠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회의원 상대 돈봉투 살포가 논의된 것으로 의심되는 4월 26일에도 강 전 회장은 국회 출장을 다녀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가 지난달 구속 기소한 강 전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국회에서 열린 송영길 캠프의 기획회의에서 돈봉투 살포 계획이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알려진 4월 28일에는 강 전 회장은 서울로 1박 2일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 날 오전엔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300만 원이 담긴 돈봉투 10개가 살포됐고, 저녁엔 캠프 사무실에서 또 다른 300만 원짜리 돈봉투 10개가 조성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도 강 전 회장이 송영길 전 대표와의 협의 하에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수감 중)의 배후에서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총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의 공소장엔 “강 전 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라는 신분상의 제약으로 공식적인 선거 활동은 어려웠으나 공식적인 조직총괄본부장이었던 이 전 부총장의 배후에서 실질적인 조직총괄본부장 역할을 담당한 사람”이라고 적시됐다.
전주혜 의원은 “돈봉투 일당으로 인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쩐의 전당으로 전락했다”며 “돈봉투가 살포된 시기에 왜 국회를 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가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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