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말라리아 비상…전년 대비 3.7배 환자 급증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0일 12시 06분


4주째 증가…경기 65.4%·인천 13.5%·서울 8.7%
경기 파주·김포서 첫 경보 발령…군집 지역 5곳

올해 말라리아에 확진된 환자가 1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때 이른 더위에 모기 성장 속도와 활동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으로 보건소의 말라리아 진단 역량이 회복됐기 때문에 나타난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분석했다.

10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의 ‘2023년 22주차 말라리아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국내발생 104명, 해외유입 40명 등 144명이 말라리아에 확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22주차 누적 확진자 39명에 비해 3.7배 많은 수다. 주간 신규 확진자도 올해 30명으로 지난해 같은 22주차(11명)에 비해 약 3배 많았다. 주간 확진자 수는 18주차 5명→19주차 12명→20주차 17명→21주차 27명→22주차 30명으로 4주 연속 증가 추세다.

국내발생 확진자 인적사항을 살펴보면 남성이 86명(82.7%), 여성은 18명(17.3%)이다. 민간인이 84명, 현역·제대군인이 20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8명(65.4%)으로 가장 많고 인천 14명(13.5%), 서울 9명(8.7%) 순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속의 암컷 모기를 매개로 하는 열성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약 430종의 얼룩날개모기가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종에서는 말라리아 전파 가능성이 확인됐고 나머지 2종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권태감 및 발열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며, 두통이나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간 약을 복용하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3년간 헌혈이 금지돼 미리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인천, 경기, 강원 등 휴전선 부근을 중심으로 300~4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5월에서 10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방역 당국은 올해 경기도와 서울시에 총 6건의 말라리아 군집추정사례를 확인했다. 경기 파주시 2건이고 김포시와 고양시 일선서구, 연천군, 서울 강서구는 각 1건씩이다. 군집추정사례란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 2명 이상의 환자가 30일 이내에 발생하고 환자 거주지 거리가 1㎞ 이내일 경우를 말한다.

경기도는 파주시와 김포시에 처음으로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위험지역 경보 발령 체계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올해부터는 3명 이상일 경우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시군구에 경보를 발령한다.

방역 당국은 올해 진단 역량이 늘어나면서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경원 질병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올해 국방부와 함께 (군부대) 말라리아 환자 조기 발견에 적극 나서기로 한 바 있다”면서 “코로나19 진단에 투입됐던 보건소 인력이 말라리아 진단에 투입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559명이 확진됐으며 코로나19 1~2년차인 2020년 385명, 2021년 294명으로 줄었다가 2022년 다시 420명으로 증가한 바 있다. 말라리아 매개모기 감시현황을 살펴보면 평균 0개체가 확인됐으며 이는 평년 동기간과 동일하다.

질병청이 올해 지자체에 매칭 지원한 말라리아 방역 예산은 9억3000만원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말라리아 확산 우려가 커진 만큼 군집추정 지역을 중심으로 조기발견과 방제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발표한 ’제3차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2023~2027)‘에는 서울·경기남부 등 18개 시·군·구도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정해 관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려면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4~10월 야간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방충망과 모기장을 적극 사용하고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 군 복무 후 발열, 오한, 두통 등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올해 봄철 평균 기온이 13.5도로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평년 대비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말라리아 외에 일본뇌염 등 모기매개 감염병과 온열질환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지난 3월23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9일 빠르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 48명으로 전년(59명) 대비 11명 적지만 사망자가 1명 발생한 상태다.

[세종=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