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틀째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12일 병가를 사용했다. 병가계는 주말인 지난 10일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가 희망일은 이날 하루다. 박 구청장은 수감 생활 중 고령, 충격 및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호소한 바 있다.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수감됐던 박 구청장은 지난 7일 법원의 보석 청구 인용으로 5개월여 만에 풀려났다. 석방과 동시에 직무 권한을 회복한 박 구청장은 이튿날인 8일 정상 출근했다.
당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대회의 활동가 30여 명이 박 구청장의 출근을 막기 위해 이른 시각부터 용산구청 앞에서 기다렸지만 그는 이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해 이들과의 만남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유가족들은 구청장실로 올라가 격렬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구청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구청장이 공황장애라면 유가족은 이미 살아 숨 쉬는 시체”라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 9일 공황장애 치료 등 개인 사유를 이유로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법정 다툼을 지속해야 하는 처지인데다 유가족들이 매일 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는 등 반발이 심해 정상적인 구청장직 소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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