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털이 4범, 경찰 피해 빌라 5층 숨었지만…法 “주거침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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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2일 11시 11분


2022.12.26. 뉴스1
2022.12.26. 뉴스1
경찰을 보고 도망치다 근처 빌라 5층에 숨은 행위를 주거침입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강희석)는 A씨(25)의 주거침입 혐의에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의 주차장에서 자동차 문을 열고 들어가 금품을 훔치려 했으나 금품이 없어 실패했다.

A씨는 30분 후 승용차에 지갑을 놓고 온 사실을 알게 됐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목격했다.

A씨는 경찰을 피해 인근 빌라 5층에 숨었다가 50여분 만에 발각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해마다 절도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1년을 받은 전과 4범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에게 절도 및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절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하면서도 주거침입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숨은 빌라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할 경비원이 없었고 공동현관문에 비밀번호 잠금장치도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A씨가 은신한 곳은 공동주택의 공용부분이라면서 주거침입죄 인정 요건인 ‘주거의 평온상태’를 해친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50분 동안 은신해 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은 주거의 평온 상태를 해친 행위”라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해당 빌라의 공동 현관에 비밀번호 등의 시정장치가 없었고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나 경비원도 없었다고 짚었다.

A씨가 체포를 피할 목적으로 빌라에 들어갔을 뿐 현행범 체포 전까지 5층 옥상 앞 복도에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머물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자유롭게 열린 출입문을 통해 별다른 제지 없이 들어간 것”이라며 “주거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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