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로 속여 억대 보험금 편취한 일가족 3명, 불구속 송치

대장절제술 받고 CRPS 진단 후 합의금 받아…이후 범행 계획
해당 병원 찾아가 팔·다리 마비 왔다며 CRPS 진단 후 보험금 청구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약 1억 8000만원 편취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음에도 전신마비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속여 보험사로부터 약 1억 8000만원을 편취한 일가족 3명이 검찰로 넘겨졌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최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A씨 등 일가족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 일당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팔·다리 후유장애 진단서를 발급받아 미리 가입돼 있던 2개 보험사에서 보험금 약 1억 8000만원 상당을 편취하고 다른 3개 보험사에 보험금 약 12억 9000만원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2016년 3월 대장절제수술한 후 병원 측 과실로 오른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진단받아 병원으로부터 3억 2000만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받았으며 A씨 등 일당은 합의금을 다 써 돈이 궁해지자 아버지인 50대 B씨, 누나인 20대 C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CRPS은 외상 후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이며 팔과 다리에 잘 발생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전신 마비가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B씨로부터 지시를 받은 A씨는 대장절제수술을 한 병원을 찾아 팔과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보행 및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속여 2021년 6월 CRPS 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부터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로부터 타 낸 보험금 약 1억 8000만원은 모두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보험사는 A씨 등 일당의 보험금 청구를 받고 행위가 의심되자 경찰에 진정서를 접수했으며 이를 확인한 경찰은 일당의 병원 내원 기록 및 폐쇄회로(CC)TV 자료 수집, 정밀 분석 등을 통해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에 검거된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 확보한 영상 등을 보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6월 말까지 보험사기 특별 단속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보험사기 범죄는 공·민영 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고 선량한 다수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하는 악성 사기 범죄이므로 집중 단속을 통해 선량한 가입자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