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침 환자 44.7% 기관지 염증 정상보다 높아
기존 치료 적용 환자 83% 한달 뒤 유의미한 개선
롱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인 만성기침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천식성 기침 환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식성 기침은 만성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림보다는 기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중앙대학교 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소영 교수팀이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121명과 일반 만성기침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호기산화질소(기관지 염증 정도 측정)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만성기침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호기산화질소 검사를 시행한 결과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의 약 44.7%가 천식성 기침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 만성기침 환자의 약 22.7%가 천식성 기침이었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비율이 일반 만성기침 환자들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연구팀은 천식성 기침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기반 천식 치료를 시행하는 등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환자들을 치료했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중 42명이 평균 35일 뒤 자가 기침 상태 측정법인 레스터 기침 설문(LCQ)에 응답했고, 83%의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들은 치료 후 만성피로, 수면장애, 두통과 같은 동반 증상이 줄어 삶의 질 점수(EQ-VAS)가 평균 63점에서 74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들과 일반 만성기침 환자들의 흉부 엑스레이(X-ray),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 영상의학적 검사 결과에서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에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기침 증상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침은 대부분 빠르게 호전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후유증인 만성기침의 경우 약 5명 중 1명은 2개월 이상 지속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후유증인 만성기침의 특성, 진료 지침 등에 대한 연구가 없어 의료 현장에서는 일반 감기약이나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기침 클리닉이 있는 병원에서는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없었다.
송 교수는 “천식은 감기 바이러스 감염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잠재돼 있던 천식이 더 쉽게 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만성기침 치료 방법에 잘 반응하지 않는 20% 정도의 환자가 아직 남아 있고, 양호한 초기 치료 반응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지 아직 알 수 없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발간하는 영문학술지 ‘알레르기 이뮤놀로지 리서치(Allergy Asthma Immunology Research)’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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