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에 도쿄에서 출발했어요”…명동에 모인 BTS 팬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3일 14시 41분


BTS 기념우표 현장 판매 시작
일본인·대만인 등 외국 팬이 다수
당일치기부터 태국 다녀온 팬까지
우체국 관계자 "이례적인 상황"

“도쿄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새벽 4시에 서울에 도착했어요. 우표를 산 후 BTS 페스타 일정들을 챙기고 내일 바로 일본으로 돌아갈 거예요.”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줄이 늘어섰다. 30여명에 달하는 대기 인원은 대부분 외국인 여성이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BTS) 대표 색상인 보라색을 띤 물품을 소지하고 있었다. BTS 인형이나 포토카드를 챙겨온 팬들도 다수였다.

우정사업본부는 BTS 데뷔일인 이날 오전 9시부터 BTS 기념우표 현장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달 인터넷우체국에서 사전판매를 진행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우표를 구매하려는 외국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우체국이 열리기 30분 전부터 줄을 서 있던 일본인 모녀는 BTS 우표를 사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딸 유코씨는 “엄마는 알엠(RM)을 좋아하고 나는 진을 좋아한다”며 “둘 다 팬이어서 오늘 우표도 같이 사러 왔다”고 말했다.

원래 서로를 몰랐지만 BTS 팬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이들도 함께 기념우표 현장을 찾았다. 일본 도쿄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는 마리(44)씨는 주부 지에미(56)씨와 동행했다. 마리 씨는 “일본 도쿄에서 새벽 2시에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오늘 새벽 4시에 서울에 도착했다”며 “지에미와는 BTS를 좋아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했다.

아키코와씨와 마리코씨도 BTS로 맺어진 관계였다. 아키코와씨는 “부산 BTS 콘서트에서 서로 알게 됐다”며 “BTS 유엔(UN) 연설을 봤는데 ‘러브 유얼 셀프’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아이돌과는 다르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9시 정각에 우체국 셔터가 위로 올라가자 우표를 구매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실내로 들어갔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50분 정도 넘게 온 걸로 파악했다”며 “우표를 발행할 때 이렇게 일본인이 많이 온다든지 한 경우가 없는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가 정식 판매를 시작한 13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기념우표를 구입한 BTS 외국인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기념우표는 총 10종으로 150만장이 발행되며, 방탄소년단의 초상이 담긴 기념우표패킷 25만부도 함께 판매된다. 가격은 기념우표 10종 구매 기준 7770원, 기념우표패킷은 2만원이다. 2023.6.13/뉴스1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기념우표가 정식 판매를 시작한 13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기념우표를 구입한 BTS 외국인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기념우표는 총 10종으로 150만장이 발행되며, 방탄소년단의 초상이 담긴 기념우표패킷 25만부도 함께 판매된다. 가격은 기념우표 10종 구매 기준 7770원, 기념우표패킷은 2만원이다. 2023.6.13/뉴스1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는 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2023 BTS 페스타(FESTA)’가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 팬들은 기념우표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30대 후반 직장인 우미노씨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했다. 그는 “BTS를 좋아하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며 “어제 슈가 태국 콘서트를 다녀왔고 그다음에 여기 왔다가 내일 일본에 간다”고 말했다.

노리코씨도 “오로지 BTS 때문에 한국에 왔다”며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많이 주는 그들의 성장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우표를 구매하고 우체국을 나서던 대만인 이팅씨도 “BTS를 2년 반째 좋아하고 있다”며 다음 BTS 관련 일정을 챙기러 간다고 했다.

우체국에서 우표를 손에 든 외국 팬들은 서로 처음 만난 사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우표는 인당 3매로 판매가 제한됐는데 이들은 모두 손에 우표를 3개씩 들고 있었다.

우체국에는 점심 무렵까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팬, 친구와 함께 온 팬 등의 방문이 이어졌다.

기념우표를 수집하거나 재판매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70대 남성은 “1년 우표 계획에 따라 수집을 하는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꾸 나오길래 대단한 줄 알고 사러 왔다”고 말했다. 40대 남성은 “이날 오전 5시50분께 도착했다”며 “공유도 하고 판매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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