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장에 갇힌 반려 앵무새를 구해달라는 시민의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는 현직 소방관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해당 시민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런 것도 출동 나가야 하냐’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경기도 소방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 씨는 “멧돼지, 고라니, 야생동물들(구조 현장)은 많이 나가봤는데 새가 붙박이장 뒤에 갇혔다고 구조해달라고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신고자는 출동한 구조대원들에게 “붙박이장 뜯으면 안 된다. 안 부수고 구조할 방법 없냐”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A 씨가 “업체 문의해서 붙박이장 분해하고 구조하고서 다시 조립하라”고 답하자 신고자는 “업체에서 예약 날짜 잡고 와야 한다. 최대한 붙박이장 손상 안 되게 구조해달라”고 거듭 부탁했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출동한 대원들과 함께 1시간 동안 앵무새를 구조했다.
A 씨는 당시 앵무새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119 구급대원이 드라이버와 망치로 붙박이장을 분해하는 모습과 앵무새가 구조된 모습 등이 담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생명은 소중하지만 이런 걸로 119를 부르냐. 구상권 청구 안 되냐”, “119가 심부름 센터도 아니고 이런 건 출동비 받아야 된다”, “출동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소방기본법 제16조의3에 따르면 소방청장·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은 신고가 접수된 생활안전 및 위험 제거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대를 출동시켜 생활안전활동을 하게 해야 한다.
생활안전 활동에는 ▲붕괴, 낙하 등이 우려되는 고드름, 나무, 위험 구조물 등의 제거 활동 ▲위해 동물, 벌 등의 포획 및 퇴치 활동 ▲끼임, 고립 등에 따른 위험 제거 및 구출 활동 ▲단전사고 시 비상 전원 또는 조명의 공급 등이 포함된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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