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욱 소방청 실장·황창선 경찰청 관리관 참석
“행안부 장관, 소방에 구체적 지시 할 권한 없어”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설마라고 생각했다”
오는 27일 마지막 변론기일…유가족 1명 증인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국무위원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을 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세 번째 변론기일이 13일 열렸다. 소방과 경찰, 양측의 협조가 원활했는지 여부와 사고 예견 가능성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사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피청구인 이 장관과 소추위원인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변론기일에는 엄준욱 소방청 상황실장과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국회 측은 엄 실장에게 이 장관에 대한 지휘 권한과 함께 참사 당일, 경찰 측과의 협조가 원활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엄 실장은 “현장 긴급구조는 중앙통제단장이 조정하도록 돼 있다”며 “행안부 장관이 재난현장 긴급구조 관련해서 소방에 구체적 지시를 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측 협조가 원만하지 않아 구조에 지장이 초래됐다는 이견에 대해선 “대부분 현장에서 요구하면 어느 기관이든 신속하게 대응해 준다”며 “경험상으로는 지연이나 지원이 안 되는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현장을 활동했지만 이 정도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정도 사건이라면) 어떤 조치를 하더라도 상당히 불가역적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회 측은 두 번째 증인인 황 관리관에게는 당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이에 대해 황 관리관은 “용산서와 서울경찰청이 (대책을) 수립했고, 그 부분이 참사의 원인인지 여부가 수사 대상이고 일부는 기소돼 재판 중”이라며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재판부가 매년 이뤄졌던 행사인데 경찰청에서는 예견을 못했냐고 묻자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도로에서 믿어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매해 있었던 행사여서 설마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7일로 정해진 4차 변론기일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족 대표 1명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그 외에 증인과 현장 검증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채택되지 않았다. 아울러 관련 회의 녹취록 파일에 대한 감정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은 오는 27일을 끝으로 변론기일을 마칠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달 선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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