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6살 딸을 키우는 40대 여성이 “방울토마토를 먹고 싶다”는 딸의 말에 마트에서 방울토마토를 훔쳐 입건됐다가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안타까운 사정이 알려져 훈방 조치됐다.
14일 경찰과 구리시에 따르면 이달 초 40대 여성 A 씨가 마트에서 방울토마토를 훔쳐 절도 혐의로 검거됐다.
A 씨는 경찰의 출석 통보를 받자 먹다 남은 방울토마토를 들고 경찰서로 출석해 “딸이 일부 먹었지만 남은 것이라도 돌려드리겠다. 돈이 없어 훔쳤다.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최근 이혼 후 혼자 어린 딸을 양육하는 상황인데, 전 남편이 딸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마땅한 직업이 없어 생활고에 처해 있었다. 임대아파트 관리비와 임대료도 수개월째 내지 못하고 밀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명도소송을 당할 위기였다.
경찰은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뒤 A 씨를 훈방 조치했다. 또한 A 씨의 딱한 사정을 파악한 뒤 구리시에 연락해 ‘지원 방안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고, 시는 생계비 지원 등 긴급복지 시행과 함께 A 씨의 일자리도 찾아봐주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이혼, 양육비 미지급, 생활고 등 잇따른 고초를 겪으면서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A 씨의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라며 “우울증 등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LH와 협의해 주거 관련 지원, 민간단체와 연계해 생계비 지원, 취업 지원책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의 한 위원은 “아이가 미처 다 먹지 못한 방울토마토 팩을 들고 경찰서에 출석해 잘못을 뉘우치던 어머니의 사정이 안타까워 도움 줄 수 있는 방안을 관련기관이 함께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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