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괌으로 태교 여행을 갔던 한국인 관광객이 예정일보다 3개월 일찍 출산을 했다. 현지에서 체중 1.3kg의 미숙아로 태어났던 아이는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한국으로 이송됐다.
14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임신 7개월(28주)째인 산모 A 씨는 지난 4월 괌으로 태교여행을 떠났다. 괌에서 여행하던 A 씨는 호텔에서 갑작스러운 진통을 느꼈고 괌 메모리얼 병원에서 딸 B 양을 출산했다.
보통 신생아들은 수정된 지 38~40주 이내에 태어나지만, B 양은 28주째에 태어나 몸무게가 1.3kg밖에 안 됐다. 이렇게 37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미숙아나 이른둥이로 분류된다.
저체중 미숙아였던 B 양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괌에는 B 양을 치료할 신생아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당황한 A 씨는 과거 괌에서 태어난 미숙아를 국내로 이송한 경험이 있는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연락을 해 도움을 요청했다.
대한응급의학회 이송연구회 소속이기도 한 김 교수는 박가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곽인정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와 함께 이후 40일 넘게 A 양의 부모와 연락을 하며 이송 계획을 세웠다.
김 교수팀은 여객기 내에서 미숙아의 체온을 유지하면서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한 끝에 괌으로 직접 향했고, 지난 10일 B 양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했다.
현재 B 양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미숙아 망막병증 검사와 청력 검사 등을 했으며 향후 필요한 치료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A 씨는 이송 과정과 관련해 “해외 여행지에서 갑자기 출산해 너무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며 “교수님들이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안심시켜 줬고 아이도 건강하게 국내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말) 괌에 태풍이 몰아친 탓에 2차례 정도 이송 계획이 어긋나기도 했다”며 “생후 6주 만에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 전 해외로 태교 여행을 계획한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입원하거나 치료받는 경우에 대비해 출국 전에 해외 여행자보험에도 꼭 가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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