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와 털깎기를 하지 않아 덥수룩한 양 등. 경남 김해시 유하동의 한 민간 운영 동물원에서 포착된 동물들의 모습이다. 시민들은 “사육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해시에 이 동물원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이번 달부터 해당 동물원과 관련한 민원이 쏟아졌다. 일부 시민은 동물원 폐쇄까지 요구하고 있다.
동물들을 보면 사자의 경우 우리 길이가 20m 정도 되는 공간에서 5m도 채 되지 않는 공간만 반복적으로 맴돈다. 전문가들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이상 행동이라고 진단했다.
권세화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 복지국장은 채널A에 “동물원이라도 그 동물에 맞는 습성의 환경에서 생활해야 한다”며 “그 환경이 전혀 되지 않는 동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동물원은 2013년 문을 열었다. 당시 동물원·수족관의 허가와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동물원 및 수족관에 관한 법률’이 없을 때였다. 실내외에서 사자, 호랑이, 원숭이 등 30여 종 10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한다.
경남에서 유일한 민간 동물원으로, 김해시와 인근 창원시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딸린 가족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0~2022년 코로나19로 입장객이 급감하는 등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측은 경영난으로 10명이던 직원을 3명으로 줄였다고 한다.
동물원 대표는 “저희가 동물을 학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모든 게 다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보니까”라며 “아무도 없지 않으냐. 고객이 없다”고 채널A에 말했다.
김해시는 매달 수의사를 보내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해당 동물원 시설이 지금의 동물복지 기준과는 맞지 않아 동물 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 중이다. 김해시청 관계자는 “동물의 안전에는 지금 문제가 없는데 전반적인 환경이나 시설이 열악한 것은 맞는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채널A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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