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을 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김명준(29·경남FC)과 김승준(29·전 수원FC)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14일 오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판사는 “계획적으로 허위 병력을 만들어 국방의 의무를 면탈하려는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명준의 경우 부친이 갑자기 사망해 가족들에게 끼칠 영향을 염려해 이같은 범행에 이르렀다”며 “재검을 통해 병역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승준은 재판이 끝나고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의 상황은 봐야 할 것 같다. 선수 생활은 못 한다고 인지하고 있다. 다른 쪽으로 봉사하고 많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명준은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 ‘선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병역 브로커 구모 씨(47·구속기소)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 다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 등급 1급의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뇌전증 진단 후 재검을 받아 병역을 피할 수 있었다. 김승준은 지난해 8월 5급 전시근로역, 김명준은 같은해 11월 재검 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명준은 6000만 원, 김승준은 5000만 원을 구 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병무청 합동수사팀은 3개월간의 합동수사 끝에 지난 3월 허위 뇌전증 진단과 출근 기록 조작 등에 관여한 병역 브로커 2명과 병역 면탈자 109명, 공범 25명 등 총 137명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OK금융그룹 소속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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