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3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인도. 서울경찰청 75기동대 소속 박시영 경장(34)이 발작을 일으킨 한 남성의 혈압을 확인하며 이렇게 외쳤다. 심정지 상태에서 남성에게 쉴 새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던 박아름 경감(38)은 이 소리를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선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등이 ‘제36차 전국노점상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집회를 마치고 행진 시작 직전 민주노련 서울 지역 간부인 3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집회 경비를 맡았던 박 경감과 박 경장이 쓰러진 남성을 발견했을 때는 혀가 말린 채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몸이 굳어 있었고 입가에선 피도 흘렀다. 몸을 주무르던 집회 참가자들을 헤치고 다가간 두 여경은 무전으로 집회 현장에 있던 다른 대원 19명에게 지원 및 구급차 출동을 요청했다. 또 쉴새 없이 CPR을 했다. 간신히 의식을 찾은 남성은 오후 4시경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구급대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신이 쓰러졌다는 사실과 전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박 경감과 박 경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빨리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박 경감은 “남성의 입이 안 벌어져 기도 확보가 어려웠는데 평소 훈련에서 배운 대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무엇보다 시민이 무사해 다행”이라며 “안전 관리는 경찰로서 늘 해야 하는 일이며 이번 일도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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