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익 은닉’ 김만배 “아내는 가정주부…시키는 대로 해서 고초”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14일 17시 25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관련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2.17. 뉴스1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관련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2.17. 뉴스1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얻은 수익 390억원을 숨긴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자신의 아내가 기소된 첫 재판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14일 김씨와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 최우향 이사, 이성문 전 대표, 김씨의 아내 등 11명에 대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지난 4월 김씨 아내 등이 추가 기소되면서 기존 사건과 병합된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에서 벌어들인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성문 전 대표는 김씨를 도와 290억원 규모의 은닉을 공모했고, 이 공동대표(75억원), 최 이사(95억원), 김씨 아내(40억2900만원)도 일정 부분 범행에 가담한 혐의다.

이들은 390억원을 수표 발행 및 소액권 재발행·교환으로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고 제3자 계좌 송금 방식 등으로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김씨는 이날 측근들의 기소에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저의 아내는 가정주부인데 제가 시키는 대로 해서 이런 고초를 겪고 있다”며 “한 분은 동네 공인중개사인데 저분들은 죄가 없으니 저한테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의 아내는 부동산 중개업자 정모씨의 도움을 받아 농지를 매입하면서 영농경력을 허위 기재해 농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 아내 측은 “농지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부인한다”고 말했다. 정씨도 “(거래) 사실은 인정하지만 중개사로 중개한 거지 (범행을) 공모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 최 이사, 이 전 대표 등 화천대유 관계자들도 이날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2021년 9월 김씨의 부탁을 받고 휴대전화를 없앤 혐의를 받는 디자인업체 대표 이모씨와 지인 김모씨는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수표 142억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은 유통업체 대표 박모씨도 혐의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범죄수익 은닉, 농지법 위반, 증거 인멸 등으로 나눠진 혐의를 부분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심리하기로 했다. 또 8월16일 다음 재판을 열고 피고인 측 의견을 듣고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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