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가 15일 부족한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가운데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이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파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정부는 필수의료인력 부족으로 지역의료와 국민건강에 빨간불이 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의회와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1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등 복지부 관계자 4명과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협회 회장 등 의사협회 관계자 3명 등 총 7명이 참석했다.
이광래 회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료인력 확충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 된다”며 “정부 제안대로 의료인력이 확충되더라도 미래수요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확충된 인력이 필수의료에 고스란이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 실행방안이 담보돼야 생산적 논의가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의대증원이나 인력확충은 수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사인력 확충으로 국민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는 건보재정을 파탄내게 되고 세계 최고의 건강보험제도와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의대정원 증원은 의대 쏠림현상을 가속화시켜 우수한 인재들을 모조리 흡수해버려 우리나라 미래발전에 근간이 되는 이공계 분야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사고 특례법 제정과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한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에 “지난 20여년간 정부와 의료계는 갈등의 시간을 보냈다”며 “집단휴진을 시작으로 의료계 총파업 등으로 정부의 원격진료가 좌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기에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전공의가 집단행동에 참여하면서 상급병원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는 중단됐고, 필수의사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국민건강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정책관은 “정부는 의료인력 양성과 재배치와 함께 수가구조 개편, 질높은 의학교육을 통한 우수한 의료인력 양성 등 종합패키지를 준비하려고 한다”며 “논의과정에서 의료 이용자나 전문가가 배제됐다는 지적이 있어 정부도 사회적 공론화 필요성과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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