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등록금 규제, 총선후 완화…2028년 대입 대학재량 확대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5일 16시 33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교육개혁 현안 추진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15 뉴시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교육개혁 현안 추진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15 뉴시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대학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이후 등록금 규제를 풀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총리는 교육부의 기조를 거스르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동결을 압박해왔다. 때문에 교육부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는 현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각 대학의 신입생 선발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총리는 최근 주요 대학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후 등록금 규제를 풀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A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재정이 너무 어렵다는 걸 이 부총리도 공감하고 있다”며 “총선 후 등록금 규제가 완화되면 2025학년도부터 등록금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교육법상 대학들은 등록금을 ‘직전 3개년 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을 끊는 방식으로 인상을 막아왔다. 등록금 인상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 그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과 선거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것. 반면 대학들은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이 부총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년까지는 등록금 규제 완화를 논의할 생각이 없다”며 완고한 태도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가계에 부담이 되는 등록금 인상 문제는 신중하게 다루겠다는 뜻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올 1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설문조사에서 대학 총장들의 약 40%가 ‘내년에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밝히는 등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은 꾸준히 등록금 인상 의지를 밝혀 왔다. 올해도 전체 대학의 10.6%(35개교)가 학부 등록금을 올렸다. 수도권의 B 대학 총장은 이 부총리 발언과 관련해 “총선이 지나면 정부도 등록금 인상을 막을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록금 규제 완화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슈여서 당장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며 “고물가와 고금리 등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202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대학에 더 큰 자율을 주겠다”며 학생 선발 규제를 일부 풀겠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의 C 대학 총장은 “대학 자율권을 확대해서 신입생을 대학이 원하는 방식으로 선발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 중이며, 최종안은 내년 2월 확정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이 부총리에게 교육개혁 및 현안 추진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최근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준비해 강력하게 추진해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사교육 문제의 원인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언급하며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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