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6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구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직원과 경찰들에 저지 당했다.
유족은 이날 서울 용산구청장 앞에서 박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마친 뒤 구청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직원들이 출입문을 막아섰다. 진입하려던 유족은 3명이었으나 순식간에 용산구청 직원과 경찰 등 20여명이 유족을 에워쌌다. “이러면 다치세요”라는 말을 반복하는 구청 직원들에 유족은 결국 구청 진입을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어 유족들은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향했다. 유족들은 많은 참사가 벌어진 골목 입구에 도착해 “엄마가 왔다”며 오열하며 아이들이 스러져 간 골목을 향해 삼배를 올렸다.
“꿈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내 아이가 어느 골목에 있었을까. 여기 있었을까, 저기 있었을까. 우리는 그것도 모르는데 (구청장이) 뻔뻔하게 출근을 합니다. 애미로 울분을 참을 수 없습니다.”라며 참사 현장을 손바닥으로 쓰다듬고 기어서 경사를 올랐다. 한 유족은 오열하며 머리를 바닥에 찧다가 이마를 다쳤고, 한 유족은 경사를 오른 뒤 실신해 바닥에 쓰러지기도 했다.
구청장이 사죄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족은 “구청장은 그때 무얼 했나. 사죄가 아닌, 사퇴하면 된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고 말했다.
한편 용산구는 지난 15일부터 정문 봉쇄 등 청사 보안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은 2층 정문과 후문을 통해 청사를 출입해야 한다.
구는 “유가족들이 돌발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고, 언제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신이 구청 직원이 맞다고 답한 A씨는 기자의 “구청의 지시로 문을 막는거냐”는 질문에 “지시받은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 자발적인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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