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급환자 수술을 책임졌던 서울의 한 대형병원 흉부외과 의사가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속인 주모 교수는 전날 오후 1시 20분경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60대 남성 A 씨가 몰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A 씨는 우회전하다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주 교수를 치고 지나갔다. 다만 당시 횡단보도 신호는 빨간불이었으며 A 씨가 신호를 위반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 A 씨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고인은 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를 거쳐 1998년부터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했다. 2015년 9월부터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을 맡아왔다.
특히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거주하면서 밤낮없이 환자들의 응급수술을 도맡았던 헌신적인 의사로 알려져 의료계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송석원 이대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낸 노환규 대한정맥통증학회 회장도 페이스북에서 “개인적인 아쉬움과 슬픔을 차치하고서라도,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주 교수의 빈소는 18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20호)에 차려진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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