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 “연장 요청”…시 “26일까지 안 옮기면 철거”
7번 유찰 끝에 154만원에 낙찰된 거제 거북선이 결국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19일 거제시에 따르면 낙찰자 A 씨는 아직까지 일운면 조선해양문화관에 있는 거북선을 인도하지 않았다.
A 씨는 지난 5월17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매각 일반입찰에서 154만원에 이 거북선을 낙찰받았다. 낙찰 대금은 모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에 따라 낙찰자는 30일 이내인 오는 26일까지 거북선을 인도해야 하지만 A 씨는 “인도 시기를 연장해달라”고 시에 통보한 상태다.
A 씨는 자신의 사유지에 거북선을 옮겨 교육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그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부지 용도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A 씨는 공원계획 변경을 위해 인도 날짜를 연장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는 공원계획 변경에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안전상의 문제로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많아 기한 내에 옮기지 않으면 예정대로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거북선 인도 날짜를 연장할 생각은 없다. 당초 거북선을 매각한 이유도 유지보수 비용에 비해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안전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매각이 무산되면 여름 태풍·재해 시기가 찾아오기 전에 철거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됐다. 총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에 수입 목재를 섞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짝퉁 거북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는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매년 보수공사나 도색 등에 수천만원이 투입됐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들어간 거제시 예산만 1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는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돼 안전상의 위험도 커졌다.
결국 시는 불용처리했다. 거제시는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게가 100t이 넘어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 방안도 마땅찮아 7번이나 유찰됐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에 3층 규모인 이 거북선은 이송에만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예상하는 이송 비용만 약 1억원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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