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학폭소송 노쇼’ 권경애 징계위 시작…유족 “영구제명을”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저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9.25. 뉴스1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 판결을 받은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를 징계하기 위한 회의가 시작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변협회관에서 징계위 전체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유족들은 변협을 직접 찾아 권 변호사의 ‘영구제명’을 요구했다. 변협은 앞서 한 달간의 조사 끝에 6개월 이상 정직 처분을 건의했다. 변호사법에는 변호사의 징계로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이 있다. 변호사법에 의거해 권 변호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징계 수위는 제명이다.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인 이기철씨는 기자들에게 “6개월 정직을 중징계라고 말하는 변협의 뻔뻔한 태도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왔다”며 “가녀린 한 생명이 고통을 받다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학교폭력으로 괴롭힘을 당했는지, 이 사회 시스템에서 어떤 도움을 받지 못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제가 원하는 건 영구제명”이라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면 (권 변호사는) 금세 이름을 개명해서라도 일을 재개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5월 고교 1학년생 박주원 양은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 선택을 했다. 유가족은 가해 학생들과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7년간의 기다림 끝에 지난해 일부 승소 판결했다.

‘조국흑서’의 저자인 권 변호사는 2016년부터 이 소송의 변호인을 맡았다. 하지만 2심에 세 차례 불출석하면서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권 변호사는 패소 이후에도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더 커졌다.

징계위는 이날 권 변호사의 소명을 들은 후 최종 징계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 변호사는 징계위가 시작하기 전까지 징계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