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경북-전남-충남, 응급환자 대처 능력 가장 취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9일 19시 51분


중증 응급환자가 병상을 찾지 못하고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응급실 표류’ 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북과 충남, 전남이 특히 응급의료에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2.03.28. 뉴시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2.03.28. 뉴시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의 수, 응급 상황 시 병원 접근성, 사망률 등을 조사한 결과 경북과 충남, 전남이 모든 조사 항목에 평균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급 환자를 맡을 전문의 수가 부족하고 응급 상황에서 갈 곳이 적다 보니, 그 결과 뇌졸중 및 심근경색 사망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인구 100만 명 당 권역응급의료센터 신경외과 전문의는 17개 시도 평균 6.8명이었지만 충남(3.3명), 전남(4.4명), 경북(5.0명) 모두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흉부외과 전문의도 같은 기준으로 평균 5.2명이었지만 충남 3.3명, 전남 3.9명, 경북 3.9명으로 조사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뇌졸중과 심근경색, 중증외상은 골든타임 내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3대 중증응급질환”이라며 “특히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신경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의 협진이 필요해 두 전문의의 비율을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과 충남, 전남은 신경외과 및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설치율도 낮은 편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북과 충남, 전남은 응급의료기관에 내원한 환자의 사망률 높은 편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병원 내 뇌졸중 사망자는 전국 평균 1.8명이었지만 경북은 2.6명, 충남과 전남 2.1명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병원 내 심근경색 사망자도 전국 평균(6.8명)에 비해 경북(10.1명), 충남(8.6명), 전남(8명)이 높은 편이었다.

실제로 해당 지역에선 최근 ‘응급실 표류’가 잇따르고 있다. 올 3월 광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간암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4시간 반 만에 병원으로 이송된 일이 있었다. 지난해 충남에선 환자 재이송 사례가 505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인접 광역지자체인 대전(114건)에 비해 4배 이상이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국공립 의대가 없는 등 의료 인프라 자체가 부족하다”이라며 “의료취약 3개 지역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즉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권역별 공공의대를 신설하며 의대 정원을 최소 1000명은 늘려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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