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모셔 오라는 말을 들은 고등학생이 격분한 나머지 야밤을 틈타 학교에 침입해 불을 지르려고 했다. 학생은 그 자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20일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고등학생 A 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이 실제 라이터를 소지하고 있는 점 등을 미뤄 볼 때 단순히 휘발유를 뿌린 것을 넘어 실제 방화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죄질이 중한 것으로 판단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군은 전날 오후 10시 2분경 안산시 상록구의 한 고등학교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군은 당시 닫혀 있던 학교 정문을 넘어 내부로 진입한 뒤 1.25L 페트병 1통에 담긴 휘발유를 1층 현관 벽면에 뿌렸다.
다행히 학교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관리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A 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 군은 당시 라이터까지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군은 “평소 학교 인근 나무 밑에 휘발유가 담긴 통이 놓여 있는 걸 봤다”며 “확인해 보니 불이 붙길래 이를 가져와 방화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어 “앞서 학교에서 복장 불량으로 지적을 받았는데, ‘부모님을 모셔 오라’는 통보까지 받자 화가 났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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