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1대(代)부터 4대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병역 의무를 마친 ‘4대 병역 전문가’가 탄생했다.
병무청은 2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0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열었다.
고(故) 이광복, 고 박재화, 고 노홍익 가문은 이날 국내 첫 4대 병역 명문가로 선정돼 관련 증서와 기념 메달을 수여받았다.
정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형제, 3대인 본인·형제·사촌까지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집안을 ‘병역명문가’ 부르며 지금까지 1만1912가문, 5만9270명을 선정했다. 4대까지 모두 병역을 이행한 가문이 탄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 이광복 가문은 1대부터 4대까지 7명이 총 169개월간 복무했다. 1대 이광복 씨는 첫째 아들이 9살, 둘째 아들이 첫돌이 되기도 전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했으며, 2대 이정섭 씨는 맹호부대 소속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고 박재화 가문의 1대 박재화 씨는 경찰공무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2대 5명과 3대 6명은 육군·공군으로 복무했으며, 4대 중 유일한 남성인 박종표 씨가 육군으로 군 복무를 마치면서 4대 명문가로 선정됐다.
고 노홍익 가문의 1대 노홍익 씨는 6·25전쟁 중 비군인 신분으로 특수임무를 수행해 특수임무 유공자로 인정받았고, 2대 노명근 씨는 6·25 참전 중 전사했다. 뒤를 이어 3대 2명과 4대 1명이 육군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정부는 2004년 병역명문가를 처음으로 40가문을 선정했으며, 올해는 역대 최다인 2465가문 1만 1620명을 선정했다.
고 이혁구, 이봉성 가문은 이날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혁구 가문은 구성원 15명이 총 409개월 동안 현역으로 복무했고, 이봉성 가문은 6명이 753개월을 복무했다. 이혁구 가문은 올해 병역 전문가 중 병역 이행자가 가장 많다.
이봉성 가문의 1대 이봉성 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했고, 2대 이승환·이승민 형제는 해군 해난구조전대(SSU)에서, 이재민 씨는 육군간호장교로 근무했다. 3대 이경윤·이욱진 씨 역시 현재 해군에서 복무 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한 분의 희생이 자부심으로 남을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 국가”라며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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