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초음파 파기환송심 3차공판 22일 예정
한의사 초음파 허용 둘러싼 갈등 속 결과 주목
‘초음파 진단 기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에 대한 3차 공판이 22일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가 재판 진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그간 의사와 한의사는 한의사 초음파 진단 기기 사용 허용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 기기 사용이 환자에게 건강상 위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의협은 “한의사 A씨는 초음파 검사를 68회 이상 실시하고도 환자 B씨의 자궁내막암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지연시켰다”면서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의 초음파 사용은 오진 가능성을 현저히 높이고 결국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기회를 놓쳐 환자는 물론 사회 전반의 공중 보건위생상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2월 한의사가 한방 의료행위를 하면서 초음파 진단 기기를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더라도 공중 보건에 위해가 생길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초음파 진단의 정확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협은 “대법원이 초음파 장비 자체의 위해도인 방사선 유무나 방사선량, 직접적인 위해 가능성의 기준으로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학적 용도의 진단 장비 사용의 위험성은 반드시 ‘정확한 진단’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환자를 진료할 때 초음파 장비를 활용하는 것은 검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검진의 정확도는 직역이 아닌 개인 역량의 문제”라고 맞서왔다.
한의협은 한의사가 자궁내막암 환자 진단을 놓친 사건에 대해 “오진 사례는 양방과 한방 모두 있고, 개별 의사의 역량과 수준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사용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 아닌, 합법적인 의료 행위’임을 명료하게 밝혔다는 데 있다”는 입장이다.
한의사의 오진으로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 B씨는 현재까지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호르몬 요법으로 일시적인 관해(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진 상태)가 됐지만, 2015년 1월 시행한 자궁내막 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잔류가 발견돼 다시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사용해 진료하는 것이 의료법 위반은 아니다”면서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제도·인식의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 기기를 한의학적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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