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여사 가출하고 목숨 끊어"…정식재판 회부
檢 "유족에 용서 못 받아"…벌금 500만원 구형
정진석 "여과 없이 적시, 경솔한 행동…죄송하다"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앞선 공판에서 정 의원 측은 기록 검토 등을 문제로 혐의 인부를 미뤘으나, 이날 정 의원 측이 혐의를 모두 인정함에 따라 이날 변론 절차가 종결됐다.
검찰은 “사건 당시 큰 논란이 됐고, 유족에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정치적 공방과 관련해 사회관계망(SNS)에 글이 게시됐고, 국민들도 허위라고 인식한 점 등을 종합했다. 벌금 500만원을 내려달라”고 구형했다.
정 의원은 “ (이번 사건으로) 정치인의 말이 천금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제가 올린 SNS 글에 적절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던 것은 꼼꼼하게 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여과 없이 적시한 게 경솔한 행동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정치공방으로 전직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상처를 줘)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을) 정치 선배로 신뢰했다. 돌아가신 지 8년이나 지난 때 비방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며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이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 측도 “정치적 합의가 안 된 것은 맞지만 게시글 게재 이후 미안함과 사죄 표현을 지속해 왔다”며 “피고인과 고인과의 관계를 볼 때 고인을 폄훼할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최후 변론했다.
박 판사는 오는 8월10일 오후 선고기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17년 9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여사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정 의원은 다시 SNS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었다는 박 전 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올린 글일 뿐”이라며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이나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등은 같은 달 정 의원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9월 정 의원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피의자를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 심리 등을 통해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청구하는 절차다.
그러나 법원은 정 의원의 혐의를 정식공판 절차로 심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11월 그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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