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바삭’ MZ세대 사로잡은 탕후루…건강에는 어떨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2일 17시 29분


달콤한 설탕시럽 긴장완화 도움
과다섭취 비만·면역력 저하 원인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길거리 음식인 ‘탕후루(糖葫芦)’가 MZ세대들의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빙탕후루(?糖葫芦)’로도 불리는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꽃아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입힌 중국 화북 지역을 대표하는 겨울 간식이다.

최근 국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딸기, 토마토, 청포도, 귤 등 사용되는 과일도 다양해졌고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등장했다. 22일 부산자생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의 김은지 원장을 통해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고 달콤한 탕후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봤다.

한의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탕후루에 사용되는 딸기는 양기 회복과 신장·간장 건강에 도움을 주며 피부와 머릿결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기록돼 있다. 딸기의 붉은 색을 구성하는 안토시아닌 색소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혈행을 원활하게 하고 혈관 건강에 좋다. 비타민C 함유량이 높은 딸기는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항알레르기·노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탕후루 재료인 토마토는 한의학에선 ‘번가(番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갈증 해소, 소화 촉진 효능이 있어 식욕 부진 개선에 사용된다. 토마토의 라이코펜 성분은 뇌졸증, 심근경색, 노화 방지, 혈당 저하 등에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이롭다.

탕후루를 완성하는 설탕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정제되지 않은 설탕은 꿀과 같이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동의보감에는 ‘사당(沙糖)’으로 지칭했는데, 성질은 차고 독이 없어 불안·긴장으로 입이 마르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돼 있다. 프랑스 보르도대학교 연구팀 논문에서도 설탕 섭취는 일시적으로 기분을 시켜주고 정신적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도한 탕후루 섭취는 혈당을 올리고 내열(內熱)을 증가시켜 비만과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당도가 높아 중성지방이 늘어날 수 있고 사용되는 대부분의 과일과 설탕은 찬 성질이기 때문에 평소 속이 찬 사람은 과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굳으며 딱딱해지는 설탕의 특성상 잘못 씹으면 금, 은 등 보철물이나 교정기가 빠질 우려도 있어 치아와 턱관절 손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은지 부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탕후루는 주재료로 과일을 사용하지만 설탕이 많아 건강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무더운 여름철 달콤 새콤한 탕후루로 스트레스를 풀되 과도한 섭취를 경계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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