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전국적으로 동시에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5일 제주와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25∼27일 중부지방까지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22일 밝혔다.
24일까지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내륙을 중심으로 간간이 소나기가 내리겠다. 본격적인 장맛비는 25일 제주와 남해안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넓히고 일본과 대만 근처에 있던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비를 뿌린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25∼26일에는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체전선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비를 뿌린다. 기상청은 “25일에 중부지방도 비가 올 수 있지만 예보상 저기압이 서해안을 통과하는 26일에 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26∼27일에는 다시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예보대로 전국이 거의 동시에 장마철에 든다면, 정체전선이 남쪽에서부터 북상하며 차례로 비를 뿌렸던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우리나라 장마 시작일은 평년 기준 제주 6월 19일, 남부지방 23일, 중부지방 25일이다. 제주를 기준으로 보면 예년보다 엿새 늦게 장마가 시작되지만 남부와 중부지방까지 한날 장마가 시작되는 셈이다. 최근 50년간 한날 전국에 장마가 시작된 건 6회, 하루 차이로 장마가 시작된 건 10회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가 강하게 발생해 대류 현상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증기가 한반도로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올여름 엘니뇨에 물폭탄 우려… 침수 대비를”
주말 장마 시작 폭염-홍수 등 기후변화 반영해 전국 기후위험지도 만들기로
장마가 시작되는 25일 이후에도 한동안 비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27일 이후까지 세력이 확장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돼 비가 자주 내리겠다. 28일에는 제주도, 29∼30일에는 다시 전국에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24, 25일 저기압 이동 경로 등에 따라 예보 변동성이 크다”면서도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으니 계곡과 하천의 범람과 그에 따른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피해, 하수도와 배수구 역류 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가 6∼8월과 7∼9월 중 발달할 확률을 각각 70%와 80%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 발생이 예고된 상태다. 엘니뇨가 발생한 해에는 국지성 폭우 등 우리나라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2일 ‘제3차 기후적응 보완대책(2023∼2025년)’을 발표했다. 2020년에 내놓았던 기존 대책을 3년 만에 수정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호우로 인한 도시 침수, 극심한 가뭄 등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피해가 심화되며 기존 대책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장 대응책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폭염, 한파, 홍수, 가뭄, 태풍 등 5대 기후위험에 대해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전국 기후위험 지도를 2027년까지 만들기로 했다. 도시 침수, 홍수 등 기후 위험 요인을 고해상도 지도로 구축해 지역 주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것이다. 또 처음으로 기후위기 취약층 실태조사를 실시해 취약 계층의 분포 현황과 노출 실태, 적응 역량 등을 조사해 향후 지원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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