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사교육 논란]수능 문항 공식 오답률 공개도 검토
野 “수능을 압수수색하듯 들쑤셔”
與 “민주당도 ‘킬러 배제’ 줄곧 주장”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주에서 수능에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22일 이 부총리는 제주 서귀포시 표선고를 찾아 “이번 수능 이슈만 하더라도 그렇듯 너무나 당연하게 바꿔야 하는 건데도 굉장히 불안해하시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교육 과정 내에서 수능을 출제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부총리는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이 학교 교육 과정을 참관하기 위해 찾았다.
이 부총리는 IB 과정을 대입이나 수능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학부모의 요구에 “첨예한 갈등이 유발될 수도 있고 해서 조심스럽게 돌다리 두드려가며 변화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국가적 입시 제도는 느리게 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에서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토론 수업 등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법을 강조한다. 한국의 교육과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대학 입시와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부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3년간의 수능과 이번 6월 모의평가 문항 중 ‘킬러 문항’으로 판단되는 것들을 26일 사교육 대책 발표 때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것이 킬러 문항이라는 것이 바로 감이 올 수 있게 구체적인 사례를 다 공개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수능 문항의 공식 오답률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공방’은 정치권에서도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병훈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교육과 수능을 마치 압수수색하듯 들쑤시지 말고 백년지대계로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는 것은 민주당도 줄곧 주장해 왔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 이후 교육 정책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19∼21일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수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55%, 긍정 평가는 32%였다. 주요 정책 중 부정 평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 36%, 부정 평가 54%였다. 일부 대통령 지지층도 이번 수능 논란에는 부정적 의견인 것으로 풀이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