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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불 연기, 태아 건강에 악영향” 국내 첫 확인…성장·발달 지연
뉴스1
업데이트
2023-06-23 10:03
2023년 6월 23일 10시 03분
입력
2023-06-23 09:21
2023년 6월 23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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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산불 연기가 주변 지역 신생아의 출생 체중을 감소시키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산불 연기가 임신부·태아 건강에 해롭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종헌 성균관대 의대 교수팀은 지난 2000년 4월 강원도 고성과 동해, 삼척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 재해에 노출된 임신부를 대상으로 태아 출생 체중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동해안 산불 재해는 2000년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총 9일간 이어졌고, 약 2만3794㏊의 산림이 훼손됐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교수팀은 통계청 출생신고 자료를 기반으로 4월 15일 이후 이 지역에서 출생한 신생아 1854명의 출생체중을 분석했다.
태아였을 때 산불 노출 시기는 임신 1분기(1∼16주) 774명(11.2%), 2분기(17∼28주) 527명(7.6%), 3분기(29주 이후) 553명(8.0%)이었다.
분석 결과, 산불 연기에 노출된 임신부가 낳은 아이의 평균 체중은 산불 연기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지역의 임신부가 낳은 아이에 비교했을 때 평균 41.4g(95% 신뢰구간) 적었다.
임신 기간별 산불 연기 노출에 따른 체중 감소량은 1분기 23.2g, 2분기 27g, 3분기 32.5g으로 각각 분석됐다.
교수팀은 산불 연기가 다른 인구 집단보다 임신부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태아의 횡격막 압박으로 인한 호흡수 증가를 부르고, 정상적인 산소 공급을 방해해 태아 성장이 느려지고 발달 지연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산불이 임신부와 태아에 미치는 건강 위해성이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종헌 교수는 “미세먼지 등 산불 부산물이 폐포모세혈관세포와 상호작용해 산화 스트레스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염증 반응은 혈관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혈액 응고 경향을 증가시켜 태아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혈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산불의 건강 위해성이 이렇게 큰데도 국내에는 산불 연기 발생 시 건강 예방 요령 등 공중 보건 접근법에 대한 지침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환경부, 질병관리청, 산림청, 소방청,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 산불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고 통제할 수 있는 매뉴얼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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