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연내 지정 市에 요청”
서울 중구가 최근 폐원이 결정된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도록 하는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도심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중구는 이날 이 부지를 도시계획시설 규칙상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기 위해 기초조사, 계획안 작성 등의 절차를 가능한 한 빠르게 진행하고 이르면 연내에 시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종합의료시설 부지로 결정되면 다른 용도로는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김길성 중구청장도 전날(22일) 기자 간담회에서 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쓰게 만들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대해 “공공복리를 위해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추진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며 “중구가 입안하고 시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행정 절차를 밟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인제학원 이사회는 20일 경영난을 이유로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서울백병원 측은 폐원이 결정된 만큼 관련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백병원 관계자는 “서울시와 중구로부터 부지를 병원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아직 공식 전달받지 못했다”며 “문을 닫기로 한 건 기본적으로 환자가 안 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중구의 계획대로 종합의료시설 부지로 지정되면 8월 말 병원이 문을 닫고 부지가 매각되더라도 상업시설 등으로는 개발할 수 없게 된다. 서울백병원 부지는 서울 중구 명동과 붙어 있는 노른자위 땅으로 개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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